사회복지실천에서 가족체계
가족은 인간이 발전시켜 온 기본적인 사회제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것을 가르치고 양육하는 일차적인 집단입니다. 가족이란 그들 스스로를 가족으로 정의하고 지속적으로 서로에게 가족체계의 핵심적 요소로 간주되도록 의무감을 주는 둘 이상의 개인으로 구성된 집단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광의의 가족 개념은 한부모가족, 확대가족, 혈연. 입양 결혼 등으로 제한되지 않은 친족의 개념, 동성부부와 그 아이들을 포함하는 가족 등 형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념입니다. 다양한 가족의 유형은 여러 가지 준거에 따라 구분이 가능합니다. 자녀의 유무에 따라 한 명 혹은 그 이상의 자녀를 포함하는 가족과 독립하여 포함하지 않을 수 있는 집단, 그리고 자녀 없는 부부 등으로 분류됩니다. 이때 입양아동, 배우자가 이전 결혼으로 낳은 자녀와 같이 자녀는 결혼생활에서 탄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성인의 관계는 법적으로 유효한 혼인을 한 것일 수도 있고 혼인 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주말 부부와 같이 같은 거주지에 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부는 성관계를 가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관계는 사랑, 매력, 경건함, 두려움처럼 사회적으로 유형화된 감정을 가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부부와 가족은 현실에서 하나의 모습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체계도 다른 사회체계와 마찬가지로 사회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발달주 기에 따라 변화하는 하나의 개방된 체계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가족체계 내 한 구성원의 변화는 모든 가족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고, 가족은 더 큰 사회체계에 속하는 동시에 많은 하위체계를 포함하며, 가족 내 사회적 규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가족구성원 모두는 가족 내에서 다른 구성원에게 발생하는 일의 영향을 받으며, 가족구성원과 전체로서의 가족은 그들을 둘러싼 다른 많은 환경체계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가족체계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
가족체계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와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하위체계입니다. 가족은 상호 의존적 하위체계, 또는 커다란 체계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작은 체계들의 복합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부부 하위체계, 부모-자녀 하위체계, 형제 하위체계, 개인 하위체계 등과 같은 여러 하위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둘째, 가족항상성입니다. 가족이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려는 경향, 균형을 이루려고 하는 속성을 가족항상성이라고 합니다. 가족항상성은 위기이론과 관련됩니다. 즉, 가족은 위기 상황 이후에 정상적인 기능 수행으로 되돌아가려는 경향 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는 상호작용 패턴을 재조직하고 이러한 패턴을 조절하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냄으로써 새로운 균형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셋째, 순환적 인과성(인과관계)입니다. 가족 내 한 구성원의 변화는 다른 구성원을 반응하게 하는 자극이 되고, 이 자극은 다른 가족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가족 전체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영향은 처음 변화를 유발한 가족구성원에게 다시 순환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왜'보다는 '무엇을 하느냐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즉, 문제의 원인보다는 문제를 유지하는 가족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가족 내 한 구성원이 변하면서 문제의 근원이 되는 구성원은 물론 가족 전체가 변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 가족규범(규칙)입니다. 가족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 가족구성원들에게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허용하지 않을 수 있는데, 가족규범은 가족구성원들 간에 지켜야 할 의무나 태도에 대한 지침이나 권리를 말합니다. 즉, 가족집단 내에서 적절한 행동이라고 간주되는 것을 구체화한 규범입니다. 이때 모든 가족이 대부분 동의하지만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족구 성원이 정해진 규범이나 무언의 약속에 충실하면 가족의 항상성은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다섯째, 환류고리입니다. 가족구성원들은 환류고리에 따라 규범을 강화하기도 하고 가족규범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부적 환류과정을 통해 저지하며, 이를 통해 가족의 항상성을 유지합니다. 이는 적극적(정적) 환류와 소극적(부적) 환류로 나뉘는데, 두 종류의 환류고리는 정보가 체계에 들어와 적용할 때 체계가 그때까지의 안정을 깨고 일탈을 향해 움직이려는 경향을 증대시키느냐 또 는 감소시키느냐에 따라 구분하며,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가의 의미는 없습니다. 적극적 환류는 적극적 피드백이라고도 하며, 현재의 변화가 지속되거나 증폭되도록 하는 환류로서, 내용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것에 관계없이 상황이 나 행위, 변화를 지속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녀가 새로운 의견을 말했을 때 부모가 그것을 칭찬하고 지지해 주었더니 자녀는 계속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게 되며 이러한 변화가 유지되는 결과가 계속될 수 있고, 반대로 사춘기 자녀가 반항적인 행동을 하자 잔소리를 했더니 자녀의 반항적인 행동이 더 많아지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정적 환류와는 다르게 부적 환류는 부정적 환류 또는 소극적 피드백이라고도 하며, 변화나 새로운 행동이 부적절하여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하는 환류를 말합니다. 즉, 일탈이나 위기 상황으로 더 이상 진전되는 것을 멈추고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게 하는 작용입니다. 가족규범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행동은 부적 환류를 통해 저지되면서 항상성을 유지하게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새로운 의견을 말했을 때 부모가 거부하거나 야단을 치면 자녀는 더 이상 새로운 의견을 말하지 않게 되면서 가족규범이 유지됩니다. 가족의 유형을 구분할 때, 앞서 살펴본 준거 이외에 가족이 외부체계와 어떤 종류의 경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가족 유형은 개방형 가족체계, 폐쇄형 가족체계, 방임형 가족체계로 나뉩니다. 먼저 개방형 가족체계는 가족 외부와의 경계가 분명하면서도 침투력이 있는 특징을 가집니다. 구성원들의 행위를 제한하는 규칙은 집단의 합의과정에서 도출됩니다. 여기서 가족구성원들은 자유롭게 말하고 느끼고 생각하며, 그들 자신의 입장이 존중되고 개별화가 장려됩니다. 따라서 개인은 다른 식구에게 악영향을 주거나 가족규범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외부와의 왕래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개방적인 가족체계는 경계가 열려 있어서 가족 밖 사회와의 교환에 허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손님이 많은 집, 친구의 방문, 외부활동에의 참여와 소속, 대중매체에 대한 최소한의 검열과 정보교환의 자유 등이 개방형 가족체계 등에서 보이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방적일수록 가족체계는 더 적응적이고 변화의 가능성이 높으며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입니다.
폐쇄형 가족체계와 방임형 가족체계
폐쇄형 가족체계는 가족 내의 권위자가 가족 공간을 이웃이나 지역사회와 떨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외부와의 상호작용과 사람, 물건, 정보, 생각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합니다. 외부와의 경계가 너무 경직되어 있어 에너지와 정보교환이 없는 가족의 모습을 보입니다. 잠긴 문, 대중매체에 대한 부모의 꼼꼼한 통제, 여행에 대한 감시와 통제, 낯선 사람에 대한 세밀한 조사, 출입금지, 높은 담장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따라서 폐쇄형 체계의 가족구성원은 가족 내에서 안정된 관계를 추구하며, 변화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방임형 가족체계는 가족 외부와의 구분과 경계가 불분명하며, 가족경계선의 방어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므로 외부와의 교류에 제한이 없습니다. 방임형 가족 체계는 집안 출입의 권리를 손님이나 제3자에게도 확대하려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가족구성원 간에 합의된 안정적인 가족규범으로 뚜렷한 유대감을 형성하기보다는 외부와의 느슨한 경계와 때로는 외부에의 의지를 통해서 체계가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가족은 가족구성원 간의 관계성에 따라 유형을 구분하는 것도 가능한데, 크게는 밀착된 가족과 유리된 가족으로 구분됩니다. 밀착된 가족은 가족구성원 간에 독립심과 자율성이 결여된 혼돈된 경계를 지니기 때문에 가족 간 밀착관계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가족은 가족응집력이 지나치게 높고, 가족구성원의 획일적인 감정과 생각을 강요하고 속박감을 주며, 구성원에게 가족 전체를 위해 희생을 요구하여 자립적인 탐구, 활동, 문제해결을 지원하지 못합니다. 반면, 유리된 가족은 가족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해 관심이 없고, 정서적 관여가 없으며, 서로의 욕구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반응하지도 못하는 가족을 의미합니다.